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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요즘은 퍽 피곤한 듯이 보인다.내가?막 문을 나서서 현관 덧글 0 | 조회 23 | 2021-04-13 19:20:12
서동연  
아내가 요즘은 퍽 피곤한 듯이 보인다.내가?막 문을 나서서 현관 쪽으로 향하는데 문이 서서히 열려 갔다.어디다가 버려야 하나? 묻어 주어야 하나? 아니면 쓰레기 통에?내 명령을 듣고 온 의사의 흰 가운과 놀란 듯, 안도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는 듯한 얼굴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명령을 내렸다. 아니. 저 바보 같은 사람에게 내 정체를 밝혀서는 안 된다. 아직은 안 된다. 내 진짜 정체를 밝히면 놀라서 제대로 이야기 못할지도 모르니까. 저 자에게는 주부 이민정으로서의 가면을 쓰고 이야기 해야 한다6월 2일나는. 나는 그 때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종이 울리고, 담임선생님은 아무 것도 모르는 채 들어왔고, 아직도 조금씩 김이 나고 있는 교탁을 발견했다. 반장 아이가 종이 울리자 재빨리 쇠꼬챙이를 도로 난로에 가져다 넣고 물을 끼얹어 교탁에 붙으려하는 불은 끈 것이었다.그리고 베개를 원래 자리로 돌려 놓고 펜을 주워 책상에 놓았다. 아, 문이 열리는 소리! 남편은 열쇠를 가지고 다녔었다.남편이 예뻐하던 새였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남편이 구슬픈 눈으로 죽은 카나리아를 들고 있었다.내 목소리도 떨려서 제대로 말이 되어 나오지 않는다. 그건 차라리 하나의 신음성, 억눌린 비명 소리와 같다.여보. 당신 만약.정신 나간 듯이 남편이 중얼거리면서 전화기를 향한다. 이건 말도 안 된다. 이제는 정신병원에 처박으려고?사방을 둘러 보아도 보이는 것은 없다. 아니 있다. 불에 타서 구멍이 뚫린 교탁의 모습이 갑자기 나타난다. 그리고 아직도 식지 않고 불에 달아 올라 있는 부지깽이. 그로테스크한 주사기를 들고 성숙이가 나타난다. 그리고 선생님의 빛나는 안경 고개를 돌리면 그 사이에 보이지 않고 있던 물건들이 마치 땅에서 솟아나는 것처럼 쑥쑥 나타난다. 이지러진 물건들.내 아들을 내게서 빼앗아갔어.남편의 눈매가 흔들린다. 아아, 저건 저건 고통의 표징, 반성, 속죄, 아니. 그 모든 것! 아아, 그런데. 그런데 내 심정은 왜 지금의 남편이 아까의 기세 등등한 남편보다도
안 돼!여보. 미안해요. 이젠이젠 그러지 않을게.그리고 나는.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그 쇠꼬챙이가 어느 순간에 성숙이의 손으로 날아 들어갔는지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나도 못했으니. 성숙이의 손에서 쇠꼬챙이가 날아 갔다의사를 속이려고 할 필요는 없다. 거짓은 옳은 일이 아니니까. 다만 나는 그에게 구태여 진실을 설명해주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의사는 나에게 이상이 있다고 여기고 있고 상상을 초월한 여러가지 일들을 당하여 내가 제 정신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나를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나는 울었다. 섦고 섦게 더더욱 울어댔다. 그러나 소리내어 울지는 않았다. 주루룩. 긴 눈물방울이 꼬리를 물고 이어서 흘러내리게.아기. 분명히 부모님이다. 다 큰 어른을 계속 아기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남편도 그 사실을 깨닫고 있다. 그리고 그건.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부를 때 일반적으로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남편의 말은 진지했다.그러나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모든 공포보다도 앞섰다. 나는 몽유병 환자인가? 그래서 창 밖으로 뛰어 내리게 된 것인가? 아니다. 내 꿈. 모든 것은 나의 꿈에서와 똑 같았다. 마찬가지였다.무슨 일 있었어?아아. 저것이 내 남편의 목소리란 말인가? 아니다. 저건 내가 아까 들었던. 베란다 난간 너머로 곤두박질 칠 적에 들었었던 그 목소리. 그 여자. 아니. 지금은 분명하다. 내 시어머니의 목소리. 바로 그것.뭉치.다시 눈을 돌려서 옆쪽을 바라본다. 내 팔목에는 링겔주사가 꽂혀져 있고 저만치에 걸려 있는 링겔병에서 맑은 액체가 똑똑 떨어지고 있다.사실 나는 새를 별로 예뻐하지 않았다. 그 뱀 껍질 같은 발톱만 보면 소름이 끼친다.하이드라가 나 자신이라면, 나 자신의 의심이고 나 자신의 망상이라면 나 자신으로는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나여서는 안되었다. 어쩌면 그 때 겪고 소중하게 마음 속으로 간직해 두었던 그 기억은 운명에서 이때를 위해 예비되어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하.남편은 길게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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